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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일 "AI가 발전해도 사람은 왜 필요한가 – 육각형 인재의 중요성 <이경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저의 첫 칼럼에서는 AI 기술과 콘텐츠 산업이 만나 광주에서 어떻게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이 탄생했는지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요즘 AI가 워낙 많은 걸 하다 보니, “이제는 사람, 특히 창작자는 필요 없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AI 시대에도 사람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AI가 많은 일을 도와주고 대신 할 수 있지만, ‘무엇을 만들지, 왜 만드는지’를 판단하고 설계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AI는 도구이자 파트너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단순히 기술만 잘 아는 사람으로는 부족합니다. AI를 이해하고, 그것을 사람과 사회에 어떻게 적용할지까지 생각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육각형 인재’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기술도 알고, 기획할 줄도 알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심지어 비즈니스 감각까지 갖춘 그런 사람 말입니다.
오늘은 이 AI 시대에 꼭 필요한 ‘육각형 인재’에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예전에는 한 분야만 잘하는 전문가가 중요했지만, 요즘은 여러 분야를 이해하고 연결할 줄 아는 사람이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콘텐츠 산업에서는, 기술을 이야기로 바꾸는 감각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보여줄지,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지를 아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실제 인물을 한 분 소개해볼까 합니다. 지난 시간에 소개해드린, 우리나라 기술과 자본으로 만들어져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를 연출한 모팩 스튜디오의 장성호 감독입니다. 장 감독은 국내 최고 수준의 특수효과 전문가로 활동해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연출에 도전했습니다. 처음 시도한 분야였지만, 뛰어난 시각효과 기술력과 창의적인 연출,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감각까지 더해져 큰 성과를 냈습니다. 이 사례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기술과 기획, 연출, 비즈니스 감각까지 두루 연결해 낸 결과입니다. 바로 ‘육각형 인재’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진흥원은 AI 시대에 꼭 필요한 이런 인재를 키우기 위해 ‘GCC 사관학교’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영상,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 같은 콘텐츠를 배우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실제 기업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현장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에게 조언도 받습니다. 그러면서 ‘이 스토리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 고민합니다. 단순히 기술만 아는 사람이 아니라, 기획하고, 소통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할 줄 아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이 GCC 사관학교가 키우는 ‘육각형 인재’입니다.
AI 시대의 인재는 기술만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 기술을 사람과 잘 연결하고, 창의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광주는 지금 그런 인재들이 자라나는 도시가 되고 있습니다.
저의 다음 칼럼에서는, 이런 인재 교육의 세계적인 사례, ‘미네르바스쿨’ 이야기를 통해 우리 교육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