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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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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2일 "바다의 미래를 여는 열쇠, 사람을 키워라" <김현덕 순천대 물류학과 교수>

 바다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주체는 바로 ‘해양 인재’입니다. 해양 패권, 아무리 기술이 혁신되고 장비가 첨단화되어도 그걸 기획하고 설계하고 운용하며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전략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라는 말, 그냥 교과서용 문구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는 바다 위에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선박을 추적하고, 데이터에 기반하여 항로를 최적화하고, 해저 자원을 개발하는 등 최첨단 해양 활동들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해양 관련 인력, 지금, 이 변화와 흐름에 따라가고 있나요? 안타깝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해운, 조선, 항만 등 전통적인 해양산업은 만성적 인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친환경 선박, 친환경 해양 기술, 해양 디지털 산업 등 신성장 신산업 분야는 전문 인력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양 경쟁을 이야기한다는 건, 조종사 없이 항공작전에 참여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여수, 광양, 목포, 군산 같은 지방 해양 도시들, 인재 유출이 너무 심합니다. 젊은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남은 산업 현장은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인데, 바다 전문가가 없다는 아이러니한 이 상황. 이걸 바꾸지 않으면, 우리 바다의 미래도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지역 산업과 연계된 전략적 해양 인재 육성 체계 구축입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기존의 학문 중심 교육만으론 부족하고요, 현장 중심형, 문제 해결형 창의적 융합 기반 교육 모델이 필요합니다. 청년들이 바다를 직업과 삶의 무대로 삼을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는 역량과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대학이 따로 가는 게 아니라 함께 손을 맞잡고 인재를 키우는 생애주기별 해양 인재 생태계 구축, 이제는 진짜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 바다를 누가 차지하느냐의 싸움은, 누가 그 바다를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활용하느냐의 싸움입니다. 바다가 미래라면 해양 인재는 그 미래를 움직이는 열쇠입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는 바로 사람에게서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해양 인재를 키우지 않는다면 미래는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