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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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8일 “추석 명절의 추억” <정경도 MG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안녕하십니까. MG 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정경도입니다.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성큼한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올해의 여름은 유난히도 길었고 우리를 지치게 했습니다. 한낮의 땡볕, 숨이 턱턱 막히는 찜통 열기의 시간들을 보내온만큼 가을은 더욱 반갑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뙤약볕 아래 하루하루를 버텨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지만 한결 누그러진 햇살, 부드러운 바람과 함께 마음의 여유를 느끼면서 혹독한 시련을 이겨낸 뒤에야 비로소 얻는 값진 보상처럼, 올 추석은 각자의 자리에서 힘든 시간을 묵묵히 견디고 버텨왔기에, 단순한 명절을 넘어 이음과 흔적을 극복하고 세상를 바로 세우는 기쁨을 함께 나누는 고진감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명절이 될듯 합니다. 

 

 이번 주는 민족대명절인 한가위 주간입니다. 풍요로운 명절은 우리 주변의 여러 곁을 돌아보게 합니다. "더도 말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인사 속에는 서로를 기억하고 수확의 풍요를 누리는 시간입니다. 바쁜 일상 속 쉼 없이 달려오신 모든 분들께 안부 인사를 전하며 평안과 위로가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추석은 모든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과 웃음 섞인 대화가 가득한 명절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외로움과 허전함, 끼니를 채우는 것이 삶의 전부인 절박한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진정한 풍요는 쌓아두는 데 있지 않고 넉넉한 마음으로 이웃과 함께 나누는 데 있습니다. 

 

 어제 하루는 뜻밖에 아름다운 선물을 주고 받은 하루였습니다. 오전에는 주변에 있는 나래주간보호센터 장애인 3분이 찾아와 직접 손으로 빚은 송편을 나누어 주는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오후에는 재활 장애 학생을 만나 장학금을 전달하여 더없는 나눔을 실천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누군가의 손에 전해지는 작은 선물, 작은 격려의 한마디가 물질을 넘어 마음의 풍요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나눔이야말로 우리 명절의 가장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나눔의 기쁨은 우리 이웃과 함께할 때 더욱 커집니다. 

 

 80년대 추석 명절이 되면 전통시장의 추억도 함께 생각이 납니다. 광주 시내는 물론이고, 화순·담양·영광·함평 등 시외 곳곳에서 버스를 타고 호남 최대의 상설시장인 양동시장에 몰려와 가득 메운 인파에 떠밀려 장보기를 하였고 소똥도 없어서 못 판다고 했습니다. 시장에 있는 광주새마을금고의 명절은 휴일도 없이 늦은 밤까지 근무하며 상점에 들려 나무 궤짝에 모아둔 현금을 포대 자루로 운반하여 밤새도록 돈을 세고 다음 날 트럭으로 은행에 입금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또한 명절이면 돼지머리와 과일, 막걸리를 놓고 금고에 고사를 지내고 가스총을 차고 당직을 섰던 기억도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시장에는 자식들에게 나누어줄 갓 쪄낸 참기름의 고소한 냄새처럼 시장 상인들의 정겨운 소리, 양손에 제수용품 가득한 장보는 사람들이 행복한 미소가 명절의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지금은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예전만큼 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많이 줄었지만 이번 추석에는 전통시장에서 장보기를 하시는 건 어떠실까요? 상인들에게도 큰 힘이 되어주시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나눔의 실천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질이든 시간이나 마음이든 함께 나눌 때 진정한 온기로 돌아옵니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작은 관심과 손길로 따뜻한 온정을 함께 나누며 조금 더 넉넉한 마음으로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가족과 함게 건강과 웃음, 희망을 나누는 한가위 되시고 가을이 익어서 사랑이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