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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9일 “혈관수치 관리하며 심뇌혈관 질환 예방하자” <고영엽 조선대 의대 내과 교수>
유난히 기승을 부리던 올여름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9월이 되었습니다.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공존하는 환절기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하는 9월의 첫 주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입니다.
심뇌혈관질환이란, 허혈성 심질환 및 심부전증 등 심장질환, 뇌졸중(허혈성, 출혈성) 등 뇌혈관질환,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증 등 선행질환을 모두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사망원인 중 당뇨병과 고혈압은 8위와 9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유발된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도 각각 사인의 2위와 5위에 해당하고, 심뇌혈관질환으로 묶어서 보면 암을 제치고 단연코 사인 1위입니다. 즉, 고혈압과 당뇨로 인한 질병이 우리 국민 10대 사망원인 중 4개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며, 두 질환 모두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우는 이유입니다.
요즈음 진료실에서, 2040세대의 비만 또는 과체중을 동반한 고혈압 및 당뇨병 등 선행 만성질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활동량 부족 및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청년층의 선행질환이 급증하는 추세인데, 정작 본인은 환자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치료않고 방치되는 비율이 높아서 장기손상의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나중에 복합 만성질환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성인의 약 60%가 당뇨병 및 고혈압, 그리고 각각의 전 단계임에도 20~40대의 인지율은 20~50% 수준이어서, 조기 인지 및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주요 보건의료 이슈입니다. 선행질환과 위험인자가 잘 관리되지 않으면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이 높아지고 만성 콩팥병, 망막병증, 신경손상 등 합병증이 발생하여 삶의 질이 떨어지며 결국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인지하고 꾸준히 치료받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병관리청은, 2014년부터 매년 9월 한 달간, ‘자기혈관 숫자 알기’라는 슬로건을 걸고 ‘레드서클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레드서클(Red Circle)은 건강한 혈관을 상징하며, ‘자기혈관 숫자 알기’는 자신의 혈압, 혈당, 혈중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 확인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특히 2040세대를 중점 대상으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조기에 인지해 중증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자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9대 생활 수칙에 따르면, ‘자기혈관 숫자 알기‘를 실천하고, 기저질환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짠 음식, 포화지방,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채소, 콩, 생선 등 건강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혈액순환과 체중 관리에 도움을 주며, 금연과 절주는 필수입니다.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도 심뇌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평소에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의 응급 증상을 미리 알아두고 가슴통증, 어지럼증, 편측 마비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심뇌혈관질환의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심뇌혈관질환은 장기간의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스스로 생활수칙을 익히고 실천해야 하며 젊은 나이부터 시작할수록 좋고, 또 가족과 지역사회, 이웃과 동행할수록 실천하기 쉬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