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지역 대규모 단수사태는
덕남정수장의 오래된 밸브만
제 때 바꿨더라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광주시가 이 정수장 밸브를
제 때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체 안전진단에서 밸브가 녹슬었다는 지적이
3년간 두차례나 지적됐는데
광주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대형 사고를 맞았습니다.
김영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악의 가뭄에 터진 대규모 물난리와
단수사태의 원인인
덕남정수장의 고장난 밸브입니다.
설치된 지 30년 된 이 밸브의 사용할 수 있는 한계치는 11년.
그렇지만 실제 사용된 기한은 그보다 18년이나 더 썼습니다.
그런데 이 오래된 밸브의 문제점이
최근 두차례에 걸쳐 안전 용역에서
지적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가 2020년에 실시한
정기 기술진단 용역에서
통합밸브실 밸브 부식화가 진행됐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상수도본부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2년 뒤에도 같은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11월 19일 점검에서도
외관조사에서 표면부식화가 진행됐다고 했지만
이번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광주시는 오래된 밸브를 교체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원인이기는 하지만
이것으로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달청 지침상 사용기간이 11년이 넘었더라도
문제가 없으면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지침이 있어서
녹슨 밸브를 교체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 이정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안전진단 용역보고서에)
문제가 있으면 투자계획 항목에 반영을 한다
그런 부분은 또 없었습니다.
실질적으로 그런 부분(수리)에 대한
어떤 예산 투입계획이 반영이 안된 것 같습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번 단수사태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습니다.
* 강기정 광주시장
“시민 여러분들의 염려 덕분에 빨리 복구하여
오늘(13일)부터 정상적으로 수돗물이 완전 정상 공급되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광주시가 동복댐 고갈이 우려된다며 절수운동을 펼친 기간
광주시민들이 아끼고 아껴서
절약한 수돗물은 하루 3만톤 가량이고
이번 사고로 허비해버린 5만 7천여톤입니다.
145만 시민들이 아끼고 아낀 수돗물 이틀치가
허무하게 사라졌지만
누구 하나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이가 없습니다.
MBC뉴스 김영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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