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가족에게 나를 안심시켜주는 남자

남편과 나는 동갑입니다. 하지만 우리 친정 식구들은 남편이 저보다 철들어서 어른이라고 하지요.
나보다는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고 , 내가 아플때보다 남편이 아프다는 말이 들리면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와서 몸에 좋은거 해주고 있는지 확인하고 이것저것 챙겨서 갖다 먹이라고 합니다.
누가보면 내가 며느리고 남편이 아들인줄 알만큼 심하게 편애하십니다.
심지어 언니들까지도 내말은 믿지 않지만 "제부 말이라면 확실하지" 라고 합니다.
오죽하면 꿈을 꾸었는데 남편이 엄청나게 큰 잘못을 저질렀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식구들이 나만 나무라고 남편을 감싸더라구요. 너무 서러워 엉엉 울면서 깨어났고 한동안 엄마와 언니들앞에서 입이 쭉 나와있었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입원해계신 외할머니를 보살피러 갔다가 제가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 알게되었어요.
외할머니께선 친아빠를 일찍 여의고 새 아빠와 살던 나와 우리 오빠를 항상 걱정하셨다고 합니다.
오빠는 직업군인이 되어 아직도 미혼인지라 걱정이 덜어지질 않는데 저는 이제 걱정이 없다고 하셨어요.
"좋은 남자 만나서 싸우지 않고 잘 살고 있는것만도 얼마나 복이냐. 니 엄마도 이제 니 걱정은 없다고 그저 건강하기만해주면 아무것도 걱정이 없다고 하더라. 니 신랑 볼때마다 나도 마음이 놓인다. 잘했다. 잘 만났어, 남편감 참 잘골랐다."
할머니 말씀에 울컥했습니다.
참 좋은 새아빠를 만나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외할머니께서 보시기엔 안쓰러웠을 우리 남매.
이제 몸이 이곳저곳 편찮으시니 전엔 하지 않던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속에는 항상 제앞날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날 눈물을 참고 돌아온 집에서 남편을 보니 한없이 고맙더라구요.
내 가족들이 나를 걱정하지 않도록 마음의 평안함을 주는 이남자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제가 하루에도 열두번 마음의 파도를 타고 있을때도 싫은내색 없이 다 받아주던 내남편.
우리 외할머니 마저 떠나려 준비하시는 길에 든든한 마음을 만들어준 이남자.
다음주엔 외할머니께 남편과 함께 가서 재미난 시간 보내고 오려고 합니다.
늘 그늘이 되어주고 방패가 되어준 내남편. 우리여보. 고맙고 사랑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