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그래도 괜찮아요~

오늘은 엄마를 모시고 막내동생 집에 가는 날입니다
결혼 7년만에 아이를 갖게 된 동생 산달이 머지않아 배가 산만한 동생에게 줄 반찬거리 몇 가지를 만들어 집을 나서려는데 엄마가 단잠에 빠져 계십니다.
목장을 하는 동생집에 가면 말을 태워드린다고 했더니 동네방네 자랑을 하시던 우리 엄마가 새벽부터 아이처럼 왔다갔다 하시다 힘드셨는지 지금은 깊은 잠에 빠져 계셔 엄마 잠 깨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약한 엄마를 도우며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했던 것은 늘 큰 딸인 제 몫이었습니다.
동생이 조카를 낳으면 집에 데려다가 산후조리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일복이 이리도 많은지...하다가도 웃습니다.

제게는 고등학교때부터 단짝들이었던 친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늘 새벽에 친구들이 유럽여행을 떠났습니다,
만난지 40주년 기념이라고 몇해전부터 조금씩 여행경비를 모아왔는데 미안하게도 저만 갈수가 없어서 친구들에게 많이 미안합니다.
아픈 엄마를 열흘 가까이 누군가에게 맡기고 떠날수가 없어서입니다.
저...고백하건데 너무도 가고 싶었던 여행입니다.
외국여행 아직 못가봤습니다,
늘 여권만 만지작거리다가 못가고 주저앉기를 벌써 몇번째 했는지 모릅니다.
이번에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불발이 되고 말았습니다,
새벽에 공항버스를 타는 친구들을 배웅하며 눈물을 글썽이자 친구들이 제게 하나같이 그랬습니다,
여행경비는 돈으로 내어 줄것이고 근사한 선물을 하나씩 사다줄테니 울지 말고 기다리라고요~

누군가를 보호해야 하는 그런 삶말고 또래의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상상만 해봅니다.
자주 만나서 밥 먹어주지도 못하고 차마시며 이야기를 들어주지도 못하는데 늘 제 편에 서서 제 사정을 이해해주며 위로해주는 내 친구들...은경이 미영이 현숙이 유정아 잘다녀와...
너희들이 올 날만 기다리고 있을게.
효도할 수 있는 엄마 계셔서 부럽다고 하던 현숙이 너의 큰 눈이 생각난다.
그래, 난 괜찮아...여행 이다음에 실컷 가면 되지.
내 몫까지 잘 다녀오고 돌아오면 불타는 시간 가져보자!!!
모두들 사랑한다.

오늘은 꼭 듣고 싶습니다.
여고동창생 (누구 음성이든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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