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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7일 “예술의 치유와 예술로 하나되기” <이묘숙 2025광주에이블아트위크 총감독>
자연의 시간은 더디지만 계절의 변화를 알리면서, 우리를 다독이며 조금씩 치유의 시간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힘겨움과 고통은 치유와 회복이 필요하죠.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완전한 치유나 회복이 될 수 없는 상태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다고 합니다. 또 이러한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들을 장애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장애란 나와의 먼 이야기가 결코 아니랍니다. 2023년 보건복지부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후천적 장애비율이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장애인의 10명 중 8명이 후천적 원인으로 장애를 겪고 있으며, 질병으로 인한 장애가 56%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사고로 32.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례를 보자면 2024년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국내 장애인 숫자는 약 264만명인데, 새롭게 등록된 장애인은 8만5947명으로 후천적인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렇듯 장애의 요인이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한 아픔과 좌절 등 상심과 고통이 수반 되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또한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치유하며 한계를 넘어서는 놀라운 모습들도 있지요.
그런데 아십니까? 예술은 이들의 장애를 넘어설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청력을 잃으면서도 불후의 명작을 남긴 음악가로, 청각장애를 뛰어 넘은 예술가의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그의 9번째 교향곡 ‘합창’은 그가 완전히 듣지 못하는 상태에서 탄생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음악에 대한, 예술에 대한 베토벤의 집념이 이루어낸 참 대단한 인간 승리이기도 합니다.
비단 음악계 뿐만 아니라 미술계에도 많은 인간승리 예술가들이 있습니다. 장애를 극복하거나 활발하게 활동하며 예술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는 장애 미술가들 역시 한둘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시각 장애를 무릅쓰고 미술작업을 하는 작가들도 있습니다. 미술이란 시각예술이기에 시각장애는 치명적이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그 불가능을 극복하고 희미해져가는 시력으로 혹은 불편한 몸을 일으켜 암흑 같은 절망을 넘어 멋진 작품을 창작하는 장애미술가들이 그들의 작품을 우리에게 보여주려 합니다. 2025 광주 에이블 아트위크에서 말이죠
2025광주에이블아트위크는 11월12일부터 11월16일까지 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는 장애인아트페어입니다. 2025광주에이블아트위크는 200여명이 넘는 장애 비장애 미술작가들이 그들이 꿈꾸는 희망과 아름다움을 담아 우리를 꿈길 같은 예술세계로 이끌 것입니다.
불가능을 넘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줄 2025광주에이블아트위크에서 우리는 예술 안에서 하나 되는 감정을 그리고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치유하며 예술혼을 불태운 장애예술인들의 작품 속에서 예술이야 말로 장애가 없는 행복한 꿈을 꾸게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행복한 꿈속으로 여러분을 초대 합니다. 2025광주에이블아트위크에서 우리함께 예술로 하나 되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