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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16일 “양동시장이 살아야 광주가 산다” <정경도 MG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안녕하십니까. MG 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정경도입니다. 오늘은 호남 최대의 상설시장인 양동시장과 재래시장의 활성화 방안에 대하여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광주 양동시장은 1910년대에 설립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의 호남 최대 상설 재래시장입니다. 외형상 양동시장의 규모는 대지 3만2천여평에 달합니다.
양동시장은 단순한 상업공간을 넘어 오랜 세월 지역의 삶과 정서를 품어온 생활문화의 터전으로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1980년대였습니다. 당시의 점포 수는 이천개에 달하였고 상인들과 종사자는 1만명이 넘었으며 하루에 이루어지는 현금거래는 20억원이 넘을 정도였습니다. “양동이 없으면 광주도 없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80년대의 양동시장은 말 그대로 호남 물류와 상업의 중심지이자, 광주시민들의 삶이 가장 치열하게 교차하던 전성기였습니다. 당시 저의 경험과 추억을 잠시 생각해보면 양동시장은 명절이나 대목이 아니더라도 발 디딜 틈이 없이 사람에게 밀려다닐 정도로 압도적으로 인파가 많았습니다. 1973년 광주천을 덮어 만든 복개상가는 당시 현대화된 쇼핑몰의 상징으로 의류, 침구, 가전제품 등을 사려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고 “없는 것이 없는 시장”으로 불리며 지역 경제와 상권의 중심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점포도 1천여개로 줄었으며 비어있는 점포도 1백여개가 넘을 정도입니다. 양동시장은 상인들의 고령화, 줄어드는 유동인구, 노후화된 시설,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 및 배달중심의 급격한 소비패턴의 변화로 인하여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MZ세대와 관광객을 부르는 공간으로 브랜딩되어야 합니다. 양동시장의 투박함은 젊은 세대에게는 오히려 강력한 ‘레트로 콘텐츠’입니다.
첫 번째로 시간을 확장하는 시장이 되어야 합니다. 장보기 중심의 시장 구조에서 벗어나 점심·저녁·야간까지 이어지는 소비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일회성 축제의 야시장을 넘어 정기적인 야시장을 개장하고 “양동통닭맥주 거리”를 조성해 젊은 층의 “치맥” 성지로 육성하고 브랜드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야시장과 더불어 퇴근길 직장인을 위한 소포장 반찬, 즉석조리 음식, 간편식 특화존 등을 조성한다면 생활형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전국 홍어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홍어 거리에서는 투박한 쟁반 대신, 세련된 패키지에 담긴 “홍어카츠”, “홍어파스타” 등 퓨전레시피를 개발하고 전국 배송이 가능한 고급패키지의 밀키트 브랜드를 구축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시장 건물의 노후화는 단점이 아니라 가능성이 될 수 있습니다. 낡은 기둥, 오래된 간판, 시간이 켜켜이 쌓여있는 골목은 요즘 젊은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감성 그 자체입니다. 그 공간을 채울 사람으로 청년을 불러야 합니다. 청년들에게 창업을 지원하고 빈 점포를 활용할 수 있는 아지트를 조성하여 청년 공방, 독립 서점 등을 입점시켜야 합니다.
시장은 음식만으로 부족합니다. 결국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낮에는 장보는 시장, 저녁에는 반찬을 사는 시장, 밤에는 이야기가 있는 시장, 작은 공연, 상인 토크, 시장 라디오처럼 골목을 채우는 소리까지 더해진다면 시장은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양동시장은 이제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광주의 문화를 소비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재래시장을 살리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불편함을 조금 줄이고 이야기를 조금 더 얹는 일입니다. 시장이라서 불편한 곳이 아니라 시장이라서 가능한 곳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건 시장이 혼자 싸우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예전의 양동시장의 모습처럼 정겨운 인간미가 넘치고 아날로그 풍경들로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을 넘어, 광주의 경제적 풍요와 시대적 아픔, 그리고 따뜻한 정을 모두 품고 있는 광주의 ‘심장’ 같은 모습으로 다시 사람으로 가득한 공간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