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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5일 “호주여행과 자연 친화도시” <김영식 GITC 국제대학 부총장>
저는 지난 여름 2주 동안 호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우리는 여름이지만 호주는 겨울의 날씨여서 약간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10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호주의 브리즈번, 멜버른, 그리고 시드니는! 같은 나라 안에서도 전혀 다른 매력을 품고 있어서, 여행 내내 새로움과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먼저 브리즈번에서는 “강과 함께 사는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강변을 따라 배를 타고 하는 야경 투어는 너무 아름답고 멋졌습니다. 그런데 더 대단한 것은 우리 돈으로 약 500원 정도밖에 안 하는 비용이었고,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해상버스의 기능을 하고 있는 행정 서비스였습니다. 그리고 강가에 조성된 산책로와 공원에는 아침마다 조깅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풀밭과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는 노인들로 가득했습니다. 자연이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삶의 한가운데 스며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멜버른은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였습니다. 거리 곳곳에서 만난 벽화, 커피 문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사람들, 100년이 넘는 오래된 건물 도서관과 성당, 시청 등을 보존하며 그 안에 새로운 문화를 입히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하는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보는 것은 그동안 가슴에 답답함을 한 번에 날려 버릴 만큼 웅장하고 대단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자연과 과거를 보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덧입히며 문화의 층을 두텁게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시드니에서는 도시와 자연이 얼마나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리지를 바라보며 공원 산책을 하다 보면, 한 쪽에서는 비즈니스맨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다른 쪽에서는 가족 단위로 피크닉을 즐기고, 반려동물과 함께 걷기와 조깅을 즐겼습니다. 도시의 속도와 여유가 같은 공간에서 공존한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크게 와닿은 건, 호주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삶’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점이었습니다. 공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생활의 중심이었고, 아침 저녁으로 비가 와도 달리기를 하거나 가족과 함께 소풍을 즐기는 모습은 흔한 일상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느낀 건 ‘가족’입니다. 식당이든 공원이든, 가족이 함께하는 모습을 참 자주 보았습니다. 단순히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활하고 함께 문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복지정책이 매우 잘되어 있어 국가가 아이들을 책임지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광주와 전남도 분명 자연을 가지고 있고 공원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그 귀중한 공간들을 아파트로 채워 버리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생명의 실마리인 광주 도심 내 작은 천들을 복개하고 도로로 만들어버려, 폭염과 폭우가 닥쳐올 때마다 큰 피해를 입고, 망연자실 바라볼 수밖에 없게 만든 우리의 행정들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호주는 제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습니다.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가족과 시간을 쌓아가라. 그리고 자연과 함께 호흡하라”고 말입니다.
